영유를 다녔고, 영어책을 많이 읽고 또 외국 유학을 하여 상당한 영어실력을 갖췄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학교 영어내신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부모입장에서 그동안 영어에 투자한 시간과 비용에 비해 턱없이 낮은 점수에 당혹스러워하고 난감하다.


당연하다. 영어유치원이나 외국유학등을 통하여 배우는 영어와 중고에서 출제하는 영어시험에서의 평가하는 영어실력의 포커스가 상당히 다르기때문이다.


이해를 돕기위해 '자동차와 운전'를 예로들어 보면,
'일반적인 영어학습'은 새로 산 승차감 좋은 고급차종으로 차량이 별로 없는 뻥뚫린 고속도로에서 시원하게 달리는 것과 같다.


하지만 '학교 영어내신'은 다르다. 년식이 꽤된 고장이 잦은 중고차로 차량이 혼잡하고 도로가 좁고 굴곡이 심한데다가 눈비까지 오는 안개낀 길에서의 운전과 같다.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차량이 고장이라도 나면 현장에서 자동차점검 능력도 요구된다.


일반영어가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한 Speaking, 많은 책 등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Reading능력을 요구한다. 유창성(fluency)이다. 물론 일반적인 영어학습 목표로 볼 때 이 유창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내신영어는 제한된 지문과 관련하여 한문장 한문장 철저한 문법학습을 기본으로하는 분석적학습을 요구한다. 정밀성(accuracy)이다.


이와같은 내신영어를 위하여,단어의 철자는 물론 단어 하나하나의 품사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에서 부터 많은 문법적인 원리를 꼼꼼히 익혀야 한다. 독해도 개략적인 내용파악이 아니라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강남권 영어내신은 문법을 논리적으로 익혀 놓는 것이 영어내신성공의 지름길이다. 문법실력없이 영어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다.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훌륭한 강남권에서, 교과서 등 공개된 지문 중에서 출제해야하는 영어내신에서 독해 등 내용중심의 시험은 변별력을 유지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점수 과잉을 피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학교선생님입장에서 변별력 유지때문에 문법문제와 문법실력 없이 풀 수 없는 영작 등 서술형문제를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출제자 입장에서 고심하는 측면이 있다.


이같은 내신영어학습은 함정파기식 문제 등 짜증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첫째,
문장하나하나를 문법에 맞게 쓴다는 것은 논리적 사고력의 증진이다. 자기 생각이 분명해야 가능한 일이다. 명확한 자기표현은 그만큼 자기사고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학습목표는 자기사고다.


둘째,
단순히 영어실력을 넘어 끝까지 차분하고 꼼꼼하게 생각하는, 인내력과 정밀함을 평가하는 측면도 있겠다. 한치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정밀과학기술, 위급한 환자를 다루는 의학, 최근의 AI에서 등에서는 정보 그 자체보다는 정밀함이 핵심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필자가 문법중심의 영어내신시험에 대하여 오버합리화하는 것 같다. 이지역에서 영어내신 등을 가르치면서 길들여진 생각일 수 있겠다. ^^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건투 (strenuous efforts)를 빈다